이야기와 손잡은 사진
용서 마감
*참나리
2022. 8. 20. 23:08
나는 꽃밭을 관리하면서 용서하는 풀들이 있어 늘 꽃 반, 풀 반의 꽃밭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게 용서를 받는 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꽃나무보다 크지않고 꽃나무 밑에 납작 엎드려 자라는 것들.
2. 잎이나 꽃이 아름다운 풀들.
3. 먹을 수 있는 풀들.
내게 용서를 받지 못하는 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꽃보다 큰 키를 뽐내면서 우쭐우쭐 자라는 풀들.
2. 남을 칭칭 감아오르고 목을 조르는 덩굴식물들.
3. 꽃도, 잎도 이쁘지 않으면서 냅다 번식만 대단하게 하는 것들.
그런데 요즘 날씨 때문에 7월부터 꽃밭에 손을 대지 않았더니만 기고만장한 풍경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하는수 없이 지난주부터 비가 내리지 않는 틈을 타 토벌작전에 들어갔습니다. 2주만에 모든 꽃밭의 우거진 잡풀을 걷어내어 시원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용서 만발했던 나의 꽃밭이 용서를 마감하여 꽃들이 기를 펴게 되었습니다.
<용서 만발 시절의 꽃밭>
<용서 마감 이후의 꽃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