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와 손잡은 사진
꽃댕강
*참나리
2022. 8. 31. 09:56
댕강나무는 봄에 꽃을 피웁니다. 하늘 위로 두 팔 벌려 자라지요.
꽃댕강은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계속 핍니다. 가지는 땅쪽을 바라보지요.
꽃은 둘이 좀 닮았습니다. 댕강나무꽃이 좀더 분홍빛을 띄고 있고 꽃댕강은 거의 흰빛에 가깝습니다.
아주 얌전하여 교실 구석에 다소곳하게 앉아있는 친구처럼, 있어도 없는듯 조용한 모습로 있습니다.
아무도 감탄하며 이쁘다 하지 않아도 꾸준이 부지런히 꽃을 피워 모든 꽃이 져버려도 혼자서 정원을 지킵니다.
나는 이 꽃에게서 겸손을 배웁니다. 절대로 난척하지 않아요. 일부러 눈에 띄지 않으려고 작은 꽃을 피우는 것 같습니다.
커다란 꽃송이를 매어달지도 않습니다. 유난한 향기를 뿜어내지도 않습니다.
모습도 색깔도 향기도 그저 있는듯 없는듯 은은합니다.
하지만 밉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은 매력이 있습니다. 그냥 옆에 두고 보면 편안합니다.
나는 친구도 꽃댕강같은 친구를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