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와 손잡은 사진

영춘화(迎春花)

*참나리 2023. 2. 8. 19:30

영춘화가 피었습니다.

3년 전 한여름 친정동네 재개발로 헐리게 될 집 담장에서 어렵사리 몇가지 얻어온 영춘화입니다. 

잎이 무성한 한여름이어서 뿌리 내리기 엄청 어려웠지요. 

7cm 정도의 가늘고 작은 줄기를 씨앗 포트에 심고 애지중지 물을 주며 길렀는데 뿌리가 내린 것은 반의 반도 안되었지요.

꽃이 너무 이뻐 지난 봄 화원에서 아주 큰 것을 사다 심었는데 비가 구중구중 내리는 여름날씨에 저절로 죽어버리고

3년전 손가락 길이 만했던 것이 자라서 저리 화분에 귀히 모시어 있지요.

밖에 심은 것은 거의 다 죽었습니다. 기후가 맞지 않는 것인지 습도가 맞지 않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저 화분 속의 영춘화를 정말로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데 입춘날 꽃 한송이가 딱 피더니

지금 세 송이로 늘어났습니다. 사진 보다 실물은 더 이쁩니다.

딸부잣집 다섯째 딸로 태어난 저는 저 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꽃이나 사람이나 귀해야 귀한 대접을 받는구나, 나도 아들부잣집에 고명딸로 태어났더라면 엄청 귀히 여김 받았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