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와 손잡은 사진
진달래 화전
*참나리
2023. 4. 3. 07:33
올해는 계절이 일러 벌써 진달래꽃이 져가고 있습니다.
다른 해 같으면 이제 꽃이 피기 시작할 때인데 올해는 윤달이 끼어서 그런지 철이 참 빠릅니다.
4월 초에 진달래 화전 부쳐보긴 생애 처음입니다.
나는 해마다 봄이 되면 수백개의 진달래 화전을 부칩니다.
나를 아는 이웃들에게 고루 한 개씩 주기 위해서이지요.
가족은 물론 동네 형님들, 동생들, 노인복지관 친구들, 단골꽃집, 쌀집, 방앗간, 떡집 등등
나를 좋아하는 분들께 고루 한 개씩 드립니다.
진달래꽃이 질 즈음에 뒷산에 올라 진달래꽃을 땁니다.
피기 시작할 땐 진달래도 세상 구경해야하니까 가만히 있지요.
세월 조금 지나 세상 구경 끝낸 진달래꽃을 조심스레 따면서 이리 말합니다.
"내가 너를 부활시켜줄거야. 이쁜 꽃떡으로."
그리고 화전을 부치며 기도합니다.
"이 꽃떡 먹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 꽃처럼 화사하게 해 주시어요."
화전 하나씩 받은 사람들의 표정은 꽃보다 더 아름답지요.
받는 사람의 행복보다 주는 사람의 행복이 더 크다는 것을 실감하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