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리 2023. 7. 5. 21:28

봄에 제일 먼저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는 것이 집앵두입니다.

집앵두는 온몸에 열매를 달고 있어 한그루만 있어도 동네 아이들이 다 먹을 수있지요.

우리 집엔 집앵두가 아닌 산앵두를 심었습니다. 산 앵두는 7월이 되어야 빨갛게 익습니다.

나무 줄기에 단단히 붙어있어 저절로 떨어져내리는 일이 없습니다.

크기와 맛은 집앵두랑 비슷하지요. 

한여름에 꽃밭 가운데 붉은 열매를 맺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이뻐서 나는 앵두를 따지 않습니다.

어쩌다 한 두개 따먹고는 눈으로 즐기는 열매입니다.

그러나 저 열매도 얼마 못가서 새들에게 다 빼앗기지요.

붉은 색을 좋아하는 새들이 한 떼 다녀가면 앵두가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어느새 새들이 다녀간 모양입니다. 성글게 남은 앵두들이 두려움 없이 붉은 얼굴로 활짝 웃습니다.

사람들에겐 눈을 즐겁게, 새들에겐 입을 즐겁게 하는 저 산앵두 복 많이 받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