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와 손잡은 사진
쓰러져도 웃어요
*참나리
2023. 7. 6. 21:01
그제 강풍을 동반한 비로 인해 밭의 농작물은 물론 화단에도 키가 큰꽃들은 모두 쓰러졌습니다.
지금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루드베키아와 기생초가 대책없이 모두 쓰러졌습니다.
그 많은 것을 모두 일으켜서 지줏대를 세워줄 수도 없어 어찌할까 궁리하다 하루해를 보냈습니다.
다음날 다시 꽃밭을 둘러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쓰러진 꽃들이 일제히 하늘을 향해 누운채로 웃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쩜 하나같이 그리 방글방글 웃는지, 몸이 쓰러진 것엔 전혀 신경을 쓰지않는 모습입니다.
쓰러져서도 웃는 꽃들 앞에서 잠시 고개를 숙였습니다.
몸이나 마음이 조금만 비척거려도 찡그렸던 나를 돌아보았습니다.
가볍게 넘어지기만 해도 찡그렸던 나를 돌아보았습니다.
모진 태풍속에서 밤새 시달리다가 견딜 수 없어 쓰러진 꽃들입니다.
그들이 쓰러짐을 아랑곳하지않고 일제히 하늘향해 웃고 있는 것을 보고 꽃보다 못한 나를 발견하였습니다.
앞으론 인생길에 모진 풍파가 다가와도 저리 꽃처럼 방글방글 웃는 여유를 가져야겠다는 것을 쓰러진 꽃들한테서 배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