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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고마워요, 절구님!

by *참나리 2023. 11. 30.

우리 집엔 길들여진 길냥이 세 마라기 있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고양이들이 가끔 기웃거리기에 밥그릇을 놓고 밥을 주기 시작했더니

이젠 눌러 사는 집고양이가 되었습니다.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니고, 발 앞에서 발랑발랑 자빠지기도 합니다.

쪼그려 앉아 풀을 뽑으면 바짝 다가와 몸을 비비기도 합니다. 이름을 부르면 먼 곳에서도 달려옵니다.

 

얼마 전 얼음이 얼기 시작하여 절구통에 있던 부레옥잠을 모두 건져버리고 물을 빼내었습니다. 

말려서 뚜껑을 덮어놓으려 했는데 말리는 과정에 고양이들이 그 절구통 안에 들어가 잠을 자는 거예요.

세마리 모두가 포개어서 절구통 안에서 잠을 자기에 하는 수 없이 바닥에 볏짚을 깔아주고 뚜껑을 슬쩍 들어놓았습니다.

추운 겨울 고양이에게 선뜻 가슴을 내어준 절구통 마음이 참 아름답고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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