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한 벌 옷으로 우중충하게 지내던 꽃밭이 4월이 되면서부터 부지런히 옷을 갈아입습니다.
제비꽃, 별꽃, 민들레꽃, 씀바귀꽃, 지칭개꽃, 냉이꽃, 꽃다지꽃......... 제일 먼저 작은 풀꽃들로 옷을 차려입더니
금낭화꽃, 매발톱꽃, 튜울립꽃, 무스카리꽃, 수선화꽃, 할미꽃, 팬지꽃, 미선나무꽃, 라일락꽃........
조팝나무꽃, 개나리꽃, 목련꽃, 벚꽃, 영춘화꽃, 철쭉꽃, 병꽃, 불두화꽃, 박태기나무꽃, 댕강나무꽃.........
데이지꽃, 함박꽃, 으아리꽃, 으름꽃, 명자나무꽃, 매실꽃, 감꽃, 살구꽃, 복숭아꽃, 사과꽃, 덜꿩나무꽃......
차례대로 쉴새없이 옷을 바꿔 입어 칠면조가 되었습니다.
요즘엔 낮달맞이꽃, 패랭이꽃, 백합꽃, 장미꽃, 인동꽃, 해당화꽃, 양귀비꽃, 수레국화꽃, 금계국꽃, 루드베키아꽃,
물싸리꽃, 접시꽃, 끈끈이 대나물꽃들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우리 사람만 옷을 갈아입는 줄 알았더니, 꽃밭은 나보다 더 화려한 옷을 쉴새없이 바꿔입습니다.
적어도 가을까지 칠면조가 무색하도록 쉴새없이 옷을 갈아입을 것입니다.
꽃밭이 춥고 긴 겨울을 말없이 참고 견딜 수 있었던 이유를 나는 이제야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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