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연 선생님 가시는 길에
문학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당신처럼 끊임없이 독서할 것 주문하시고
작가는 글 잘 쓰는 것이 임무라 하셨지요
손에서 책을 놓지않는 후배들을
열심히 글쓰는 후배들을
진정으로 사랑하셨지요
설악산 지리산을
내집처럼 누비고 다니셨으며
조그만 집에서 욕심없이 사셨지요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동시 속에 살려놓으신
고 이쁜 빨간댕기 산새를 찾아 아무도 몰래
하늘로 훠얼훨 오르셨지요
이 세상 끝날을 아무 예고도 없이
독서하시는 모습 그대로
살그머니 하느님 손 잡으셨다지요
아름다운 동시를 쓰시더니
이 세상 끝날도 그리 아름다운 모습으로
문학인의 표상이 되셨다지요
살아생전에 이런말 해드렸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이제사 후회합니다
"사랑합니다, 김구연 선생님!"
(* 김구연 선생님은 1990년 내가 인천문단 신인상 아동문학 동시 부문 대상을 받고 처음으로 문단에 첫발을 떼었을 때,
아동문학의 샛별 들어왔다며 당신 일처럼 엄청 기뻐하시며 나의 동시와 동화에 날개를 달아주시어 오늘의 내가 있게 해주신 참으로 고마운 분이십니다. 누군가의 문하생이 된 적도 없이 혼자 글을 써 왔기에 문학모임에서 늘 외톨이였던 내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던 분이시기도 합니다. 자주 찾아뵙진 못했지만 늘 저만치에서 선생님이 바라보고 계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든든해했던 그 든든함이 사라진 지금, 이제야 하느님의 부름은 시도 때도 없고 순서도 없음을 실감합니다. 아마도 앞으로 언뜻언뜻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내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