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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손잡은 사진

구절초

by *참나리 2021. 10. 13.

구절초꽃은 참으로 청초하고 아름답습니다.

꽃의 성격도 바보스러우리만큼 착합니다. 데이지꽃과 같이 섞어 심었는데 데이지꽃한테 밀려나서 완전히 화단 가장자리로 쫓겨난 모양새로 꽃이 피었습니다. 처음엔 구절초만 심은 자리였지요. 그런데 앞자리가 좀 휑한 느낌이 들어 데이지를 앞줄에 심었더니 해를 거듭하면서 데이지가 구절초 자리를 잠식하면서 구절초를 밀어내기 시작하더니 올 봄엔 데이지가 온통 꽃밭을 뒤덮으면서 구절초가 꽃밭 가운데에서 완전히 밀려났습니다. 나는 그악스런 데이지를 다섯자루나 뽑아내었습니다. 그리고 기가 죽어 코너로 몰린 구절초 근처엔 데이지가 얼씬도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구절초가 보은이라도 하듯이 올 가을 나의 화단을 화사하게 장식해 주었습니다. 참 아름답고 고마운 구절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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