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남편이 동네에서 버려진 순무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세상에나!
그건 이름은 순무이지만 정말 샴쌍둥이가 따로 없었습니다.
흉해서 버린 무를 멋지다고 들고 온 남편을 위해 이쁜 유리대접을 꺼냈습니다.
맑은 물 날마다 갈아주며 정성 기울였더니 삐죽삐죽 잎을 내밉니다.
발(뿌리)이 썩어가고 있기 때문에 아침에 새로 부은 물이 저녁이면 뿌옇게 흐려집니다.
날마다 새 물을 갈아주어도 계속 발이 썩어들어갑니다.
그런데 머리 위로는 싱싱한 무 잎을 기르고 있으니 저걸 어찌 버리겠습니까?
정성 다해 길러 꽃 한 번 피우고 죽게 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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