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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손잡은 사진

꽃 필 길은 멀어도

by *참나리 2023. 11. 27.

가을 끝무렵, 영하의 날씨가 되기 바로 전날, 밭 구석에 심었던 다섯그루의 상추를 뽑아 흙 붙은 채로 화분에 담았습니다.

구멍 없는 화분이라서 물을 충분히 부어도 걱정이 없는 화분입니다.

한 번 수확량은 열다섯장 정도 되지요. 추워서 그런지 성장 속도가 많이 늦어졌습니다.

2주 정도에 한 번 수확하여 하나밖에 없는 오빠한테 갖다 줍니다. 오빠가 상추를 제일 좋아하거든요.

시장에서 흔히 살 수 있는 것이 상추이지만 정성과 사랑을 주고 싶어 저렇게 길러다 주지요.

오빠는 나보다 세 살 위이지만 나를 대학공부 시켜주었습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동생이라며 지금도 매월 용돈 주며, 차(車)도 매번 사줍니다. 지금까지 다섯대 받았습니다.

그런데 몸이 건강하지 못하여 조심조심 살고 있지요. 그런 오빠를 위해 정성 다해 키우는 사랑의 상추입니다.

그 오빠가우리집에서 20분쯤 가면 되는 별장에 나타나면 뜯어다 주는 상추입니다.

화초들도 햇빛을 가장 잘 받는 일등 자리를 상추에게 양보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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