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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손잡은 사진

우리 집에도 드디어 살구꽃이 피었습니다

by *참나리 2025. 4. 13.

해마다 아름다운 꽃을 피워 길손을 즐겁게 하던 벚나무 네 그루가 하나하나 죽어가더니 

남은 두 그루도 죽었는지 꽃망울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 옆 살구나무는 화사하게 꽃을 피웠는데 벚나무는 검은색으로 침묵하고 있네요.

활짝 핀 살구꽃 앞에서 나는 활짝 웃지 못했습니다.

바로 그 옆에서 꽃망울 하나 달지 못한 벚나무들이 주욱 서서 바라보고 있는데

어찌 화사한 살구꽃 앞에서 나도 따라 활짝 웃을 수 있겠는가요?

나의 기쁨이 남에겐 슬픔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오래 전에 겪은 적 있었거든요.

 

오래 전 - 나의 딸은 재수를 하게 생겼는데, 바로 옆의 동료가 아들이 홍대 갔다며 자축 잔치를 벌였더랬습니다.

그 잔칫상에서 떡 한조각 목에 넘긴 것 밖에 없는데 밤새도록 고생을 하였습니다.

그 때 나는 깨달았습니다. 나의 기쁨이 때로는 남의 슬픔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 일 이후로 자식이 아무리 훌륭해도 내 입으로 자식 자랑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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