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화려했던 꽃밭이 우중충해지지요.
알록달록했던 꽃들이 된서리 한 방이면 이 세상 소풍을 끝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나의 정원은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삭막하지 않습니다.
날씨가 아무리 춥건 아랑곳하지않고 꿋꿋이 정원을 지키고 있는 아이들이 셋이나 있기 때문이지요.
좀작살나무, 낙상홍, 수입억새, 얘네들이 요즘 효자입니다.
좀작살나무의 보랏빛 열매는 새들이 부지런히 따먹고 있는 중이고
낙상홍의 붉은 열매는 아껴먹으려고 아직 입을 안 대고 있는 중이고
억새풀은 아무도 먹으려 들지않아 한겨울 걱정없이 정원을 지킬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근 한 달간을 비실대던 몸이 쟤네들을 보는 순간 건강한 피가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사람이 아닌 식물들의 위로가 위대함을 순간순간 깨닫고 사는 시골 생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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